K방산 ‘상생협력’ 법제화 논의···국회·방사청·산업계 한자리에 - 이뉴스투데이
한화의 캐나다 현지생산, 한-호주 방산협력, 군수지원함 착공으로 드러나는 K방산의 수출 주도에서 생태계 주도 전략으로의 전환을 분석.
K방산, 이제는 '생태계'가 경쟁력이다 — 상생·해외생산·동맹외교가 하나로 수렴하는 2025년의 좌표
함정 한 척이 보여주는 전략의 전체 그림
군수지원함 한 척이 착공됐다. 뉴스 한 줄로 지나칠 수도 있는 이 사실이, 사실은 K방산이 지금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는지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국내 법제도를 정비하고, 캐나다 현지생산 거점을 만들고, 호주와 방산 협력을 심화하면서, 동시에 함정을 찍어내는 이 흐름은 우연이 아니다. 수출 주도 성장에서 생태계 주도 성장으로, K방산의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법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 — 상생협력 법제화 논의의 의미
솔직히 말해, K방산의 가장 오래된 약점은 기술이 아니라 구조였다.
이뉴스투데이에 따르면, 최근 국회·방위사업청(DAPA)·산업계가 한자리에 모여 K방산 상생협력의 법제화 방안을 논의했다. 대기업과 중소 협력업체 간 기술·수익 공유를 제도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이것이 왜 중요한가.
현재 K방산 수출 확대의 최대 병목은 부품·소재 공급망이다. 대형 체계업체가 수주를 따내도, 2·3차 협력사가 납기를 맞추지 못하거나 기술 격차가 벌어지면 수출 이행이 흔들린다. 법제화는 단순한 '상생' 구호가 아니라, 수출 공급망의 신뢰성을 제도적으로 보장하겠다는 선언에 가깝다. 유럽의 방산 클러스터와 미국의 DIBA(Defense Industrial Base Assessment) 체계가 수십 년에 걸쳐 구축한 것을, 한국이 빠르게 따라가려는 시도다.
다만 법제화가 규제 강화로만 귀결되면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인센티브 중심 설계를 요구하고 있고, 이 균형을 어떻게 잡느냐가 입법의 핵심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캐나다 현지생산, 단순 수출의 시대는 끝났다
샌드타임즈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캐나다에서 지상무기 현지생산(Local Production)을 추진한다고 보도했다.
이 뉴스는 두 가지 층위에서 읽혀야 한다.
첫째, 전술적 층위. 캐나다는 나토(NATO) 회원국이자 파이브아이즈(Five Eyes) 동맹의 핵심국이다. 캐나다 내 생산 거점은 북미 방산 생태계로의 직접 편입을 의미하며, 미국 바이 아메리칸(Buy American) 정책과 나토 상호운용성 요구를 동시에 충족하는 통로가 된다. 쉽게 말해, 캐나다 공장은 북미 방산 시장의 '우회 진입로'가 아니라 '정면 돌파구'다.
둘째, 전략적 층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이번 행보는 K2 전차, K9 자주포, 레드백 장갑차 등 지상 플랫폼 수출 전략과 직결된다. 현지생산은 구매국의 기술이전(ToT) 및 절충교역(Offset) 요구를 충족시키는 가장 강력한 카드이기도 하다. 폴란드·호주·루마니아로 이어지는 수출 레퍼런스 위에 캐나다가 더해지면, 나토 전체를 아우르는 지상무기 공급망이 완성되는 셈이다.
한-호주 방산 협력 — 숫자보다 깊어진 관계
뉴시스에 따르면, 한국과 호주 외교장관이 서울에서 회담을 갖고 에너지 공급망과 방산 협력을 핵심 의제로 다뤘다.
호주는 K방산의 가장 중요한 레퍼런스 고객이다. 한화디펜스(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레드백(Redback) 장갑차가 호주 육군 보병전투차량(IFV) 경쟁에서 최종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사례는 K방산의 서방 동맹국 진입 가능성을 실증한 이정표였다. 외교장관 회담에서 방산이 의제로 올라왔다는 것은, 이 협력이 단발성 계약이 아닌 양국 안보 협력의 구조적 축으로 자리 잡았음을 뜻한다.
흥미로운 점은 에너지 공급망과 방산이 같은 테이블에 올랐다는 것이다. 호주의 핵추진 잠수함 프로그램(AUKUS)과 자원 수출 다변화, 한국의 에너지 안보 필요성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방산 협력은 단순한 무기 거래가 아니라 전략적 파트너십의 통화(通貨)로 기능하고 있다.
군수지원함이 찍은 마침표 — 함정 전력화의 타임라인
디펜스투데이는 군수지원함 2차 사업이 착공에 들어가 2028년 인도를 목표로 한다고 보도했다.
군수지원함(AOE: Combat Support Ship)은 해군의 작전 반경을 결정짓는 핵심 전력이다. 연료·탄약·식량을 해상에서 보급함으로써, 함대가 항구로 돌아오지 않고도 장기·원거리 작전을 수행할 수 있게 한다. 해군력의 질은 전투함 수가 아니라 지속전투능력(Sustained Combat Power)으로 결정되며, 군수지원함은 그 지속성의 핵심 인프라다.
2028년 인도 목표는 타이트하지만 현실적인 일정이다. 1차 군수지원함 운용 경험을 반영한 개량형으로 추진될 것으로 알려졌으며, 국내 조선·방산 기술 역량을 결집하는 사업이기도 하다. 한국이 수출용 함정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군수지원함 건조 실적은 중요한 레퍼런스가 된다.
K방산·K-AI가 잡아야 할 구체적 좌표
이 네 가지 흐름을 하나로 꿰는 키워드는 **'생태계 완결성'**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캐나다 현지생산 추진과 호주 레드백 사업을 동시에 진행하며 지상 플랫폼의 글로벌 공급망을 구축하는 중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플랫폼만이 아니다. K9 자주포의 사격통제체계, 레드백의 능동방호체계(APS: Active Protection System) 등 서브시스템 수출까지 패키지화할 수 있느냐가 수익성을 결정한다.
LIG넥스원의 천궁-II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 체계는 호주와의 방산 협력 심화 흐름에서 반드시 거론되어야 할 아이템이다. 호주 공군의 지대공 방어 전력 현대화 수요와 맞물리며, 이번 외교장관 회담에서 논의된 방산 협력의 실질적 후속 계약 후보군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
현대로템은 K2 전차의 캐나다 및 나토 시장 진출 가능성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현지생산 전략과 협력 구조를 구축해야 한다. 한화가 캐나다에 생산 거점을 확보하면, 현대로템 역시 동일 거점을 활용하는 컨소시엄형 수출 전략이 현실적인 선택지가 된다.
방위사업청(DAPA)의 신속획득 및 수출지원 제도는 이 흐름을 뒷받침하는 정책 인프라다. 상생협력 법제화가 완성되면, 방사청이 체계업체-협력업체 간 계약 구조를 표준화하고 수출 컨소시엄 조성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 국방AI센터가 추진 중인 함정 운용 최적화 알고리즘과 군수지원함 전력화 사업을 연계하면, 한국형 스마트 해군 군수체계(Smart Naval Logistics System) 수출 패키지의 씨앗이 될 수 있다.
생태계 완성까지, 아직 넘을 고개들
K방산이 '생태계 완결성'을 확보하려면 최소 세 가지 과제를 동시에 풀어야 한다.
첫째, 공급망 안정성이다. 상생협력 법제화 논의가 현실화하지 않으면, 수출 확대에 따른 부품·소재 수요 급증을 감당할 2·3차 협력사 기반이 무너질 수 있다. 둘째, 현지화 역량이다. 캐나다 현지생산이 성공하려면 단순 조립을 넘어 현지 협력업체 육성과 기술이전 관리 능력이 필요하다. 셋째, 외교적 지속성이다. 한-호주 방산 협력은 정권 교체나 외교 사안에 영향받지 않는 제도화된 채널이 필요하다.
역설적으로, 가장 위험한 순간은 지금처럼 모든 것이 잘 풀리는 것처럼 보일 때다. 유럽 경쟁업체들은 K방산의 가격경쟁력에 대응하는 로비와 제도적 장벽을 강화하고 있다. 기술만이 아니라 외교와 제도가 함께 움직여야 한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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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FAQ)
Q1. K방산 상생협력 법제화가 추진되면 중소 방산업체에 실질적 혜택이 생기나요? 체계업체의 수익 일부를 협력사와 공유하는 구조와 기술개발 비용 분담을 의무화하는 방향이 논의 중입니다. 제도 설계에 따라 중소기업 역량 강화에 직접 기여할 수 있으나, 규제 강화로 귀결될 경우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Q2.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캐나다 현지생산이 성공하면 나토 시장 전체 진출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요? 캐나다 내 생산 실적은 나토 상호운용성 및 절충교역 요건을 충족하는 근거가 됩니다. 폴란드·루마니아 사례처럼 나토 회원국 간 레퍼런스 공유 효과가 발생해 추가 수주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Q3. 군수지원함 2차 사업의 2028년 인도 목표는 현실적인가요? 1차 군수지원함 건조 경험을 보유한 국내 조선소가 수행하는 만큼 기술적 위험은 낮습니다. 다만 설계 변경이나 예산 조정 변수가 있을 경우 일정 지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Q4. 한-호주 방산 협력 확대가 한국의 AUKUS 참여 가능성으로 이어질 수 있나요? 현재 AUKUS는 미·영·호 3국 체계이며 한국의 직접 참여는 공식화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AUKUS 파트너십 확대(Pillar II) 논의에서 한국의 조선·방산 기술이 협력 대상으로 거론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Q5. 지상무기 현지생산과 수출을 동시에 추진할 경우 국내 생산 기반이 약화될 우려는 없나요? 현지생산 비중이 높아질수록 국내 고용과 기술 유출 우려가 제기될 수 있습니다. 핵심 부품과 소재는 국내 생산을 유지하고 최종 조립만 현지화하는 분업 구조가 일반적이며, 이 경계선을 어디에 긋느냐가 정책의 핵심 과제입니다.
여러분은 K방산의 해외 현지생산 확대가 장기적으로 국내 방산 생태계를 강화하는 전략이 될 것인지, 아니면 기술 유출과 고용 공동화라는 부작용을 키울 것인지 어떻게 보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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