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 공방전 논란과 중국의 역수출 통제: K-드론 산업의 과제
한미 국방·방산 협력 실질적 강화 위한 ‘소통의 장’
국방부 드론 공방전 예선에서 전 팀 탈락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중국이 미국의 수출 통제를 역수입해 드론·부품 수출을 강화하는 전략에 나섰다. 공급망 자립과 소프트웨어 역량 강화가 K-드론 산업의 생존 조건이다.
드론 공방전의 민낯과 중국의 역수출 통제: 한국 드론 산업이 놓친 것과 잡아야 할 것
예선에서 단 한 팀도 통과하지 못한 대회
지난달 열린 국방부 '드론 공방전' 예선에서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수십 개 민간 기업이 참가했지만, 단 한 팀도 현역 장병이 구성한 대항군의 방어를 뚫지 못했다. 표적지 도달 실패. 전원 0점. 그런데도 본선 진출팀이 나왔다. 이 기묘한 상황은 곧 언론의 뭇매를 맞았고, 심사위원 선정 의혹, 협회 카르텔, 부정행위까지 각종 논란이 쏟아졌다.
국방부는 이틀에 걸쳐 두 건의 공식 해명을 냈다.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논란의 실체보다 더 중요한 질문이 남는다. 드론 공방전이 지향하는 '민간 기술개발 유도'라는 목표는 과연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가.
같은 시점, 중국이 미국의 수출 통제 문법을 그대로 역수입해 자국 드론·첨단 부품 수출을 옥죄는 '미러링(Mirroring)'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드론을 둘러싼 외부 환경은 격변하는데, 우리의 내부는 심사 논란에 발목 잡힌 형국이다.
드론 공방전, 왜 만들었고 무엇이 문제인가
드론 공방전은 국방부가 처음으로 기획한 민·군 드론 대항 대회다. 민간 드론 기업이 실제 군 방어 환경에 맞서 공격 드론을 운용하는 방식으로, 정부가 내건 '50만 드론 전사 양성'과 '드론 10만 대 보급'이라는 국정과제를 뒷받침하는 취지다.
평가 방식은 두 축으로 구성됐다.
- 정량평가: 현역 장병 대항군의 방어망을 뚫고 표적지에 도달해 점수 획득
- 정성평가: 전술적 운용, 기술력, 통제준수 등 종합 평가
문제는 정량평가에서 전원 실패가 나왔을 때 발생했다. 국방부 설명에 따르면 "군 자체 수차례 리허설을 통해 적정 드론 방어 수준을 설정했다"고 하지만, 전체 참가팀이 방어를 돌파하지 못한 결과는 방어 난이도 설정 자체가 과도했거나, 민간 기술력 수준을 잘못 추산했음을 시사한다. 두 가지 가능성 모두 주최 측에 책임이 있다.
심사위원 논란에 대해 국방부는 "해당 심사위원은 약 2년 전 참가팀을 퇴사했으며, 전수조사 결과 특정 업체에 편중된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다. 협회 카르텔 의혹에 대해서도 "후원 기관으로 명시된 협회로부터 실질적 지원을 받은 바 없으며, 해당 협회 소속 기업 중 예선 탈락팀이 통과팀보다 더 많다"고 반박했다.
솔직히 말해, 이 해명들이 완전히 틀린 것은 아닐 수 있다. 하지만 투명성 부족과 사전 설계 미흡이라는 구조적 문제는 해명으로 지워지지 않는다.
중국이 미국의 수출 통제를 '역수입'한 이유
흥미로운 점은 이 내부 논란과 거의 동시에, 드론 기술 생태계를 뒤흔들 외부 변수가 등장했다는 사실이다.
디펜스투데이가 보도한 '중국의 미국 미러링' 전략은 핵심을 짚는다. 중국은 미국이 반도체·AI 칩·드론 부품에 적용해 온 수출 통제(Export Control) 논리를 그대로 가져다, 자국 드론 핵심 부품과 기술에 역으로 적용하기 시작했다. 쉽게 말해, DJI를 비롯한 중국 드론 산업이 전 세계 공급망을 장악한 상태에서 '우리도 이제 통제한다'는 선언이다.
이 전략이 무서운 이유는 단순하다. 세계 민수 드론 시장에서 중국산 부품 의존도는 압도적이다. 모터, 배터리 셀, 비행 제어 컴퓨터(FCC), 영상 전송 모듈 등 드론의 핵심 하드웨어 상당 부분이 중국에서 온다. 중국이 수출 통제를 강화하면, 중국산 부품을 쓰던 한국·유럽·미국의 드론 제조사는 공급망 충격에 그대로 노출된다.
미국은 이미 DJI를 국방부 블랙리스트에 올리고, NDAA(국방수권법)를 통해 정부 조달에서 중국산 드론을 차단했다. 중국은 이 논리를 배워, 이제 역방향 압박을 설계 중이다. 공급망이 무기가 되는 시대가 본격화하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드론 공방 구도: 주요국 전략 비교
| 국가 | 드론 공세 전략 | 대드론(C-UAS) 전략 | 공급망 정책 |
|---|---|---|---|
| 미국 | NDAA로 중국산 차단, 자국 드론 육성(스카이디오 등) | 다층 C-UAS 체계, 예산 확대 | 동맹국 공급망 재편 추진 |
| 중국 | DJI 민수 지배, 군용 드론 수출 급증 | 자체 전자전 기반 C-UAS | 미러링 수출 통제 시작 |
| 우크라이나 | 1인칭 시점(FPV) 드론 전술 혁신, 실전 진화 | 전자전·물리 요격 혼합 | 중국산 의존 탈피 모색 |
| 한국 | 드론 공방전 첫 시도, 국정과제 50만 드론 전사 | ADD·LIG넥스원 C-UAS 체계 개발 | 중국산 부품 의존 구조 지속 |
숫자가 말해 주는 현실은 냉혹하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장에서 FPV 드론 1대당 비용은 수백 달러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이 저가 드론의 핵심 부품 상당수가 여전히 중국산이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K-드론 산업이 잡아야 할 좌표
드론 공방전 논란과 중국의 미러링 전략, 이 두 가지 사건은 사실 하나의 메시지를 가리킨다. 공급망 자립 없이 드론 강국은 없다.
LIG넥스원의 LAMD(레이저 대드론 체계)는 이미 실전 배치 수준의 기술 완성도를 갖췄다고 평가받는다. 중국이 핵심 부품 수출 통제를 강화할수록, 소프트웨어 정의(SW-Defined) 기반의 국산 대드론 체계가 동남아·중동 수출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는 구조가 형성될 수 있다.
한화시스템의 경우, 능동위상배열 레이더(AESA) 기반 드론 탐지 체계와 지휘통제 소프트웨어를 통합 패키지로 수출할 수 있는 역량을 이미 보유하고 있으며, 중국산 부품 없는 '클린 체계'라는 점이 미국·NATO 동맹국 조달에서 차별점이 될 수 있다.
**KAI(한국항공우주산업)**가 개발 중인 무인기 체계는 드론 공방전 같은 실전형 검증 환경을 통해 기술 숙성 기회를 얻어야 한다. 이번 대회가 '논란'으로 끝나지 않고 제도적으로 개선된다면, KAI의 전술 무인기 플랫폼 검증 채널로 기능할 수 있다.
정책 차원에서는 두 가지 조치가 시급하다. 첫째, **방위사업청(DAPA)**의 신속연구개발 트랙을 활용해 드론 공방전 참가 기업이 개발한 기술을 6개월 이내에 전력화 연계 트랙으로 흡수하는 파이프라인을 만들어야 한다. 현재는 대회에서 끝난다. 둘째, 국방AI센터와 연계하여 드론 자율 경로 생성, 전자전 회피 알고리즘 등 소프트웨어 역량을 대회 평가 항목에 공식 편입해야 한다. 하드웨어만으로 군의 방어를 뚫는 시대는 이미 끝났다.
한미 국방·방산 협력 강화 논의가 진행되는 이 시점에, 드론 공방전을 한미 합동 검증 플랫폼으로 격상시키는 제안도 충분히 현실성이 있다. 미국이 자국 드론 산업을 키우는 과정에서 겪은 시행착오를 한국이 반복할 이유는 없다.
앞으로 주목해야 할 세 가지 변수
드론 공방전 본선은 개선된 규정 하에 진행될 예정이다. 국방부는 "부정행위 팀 불합격 조치 및 예선통과팀 전체 인원·장비 전수조사"를 예고했다. 이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되느냐가 향후 대회 신뢰도를 결정한다.
중국의 미러링 전략은 단기적으로 부품 수급 불안을 키우지만, 역설적으로 국산 부품 생태계 구축의 모멘텀이 될 수 있다. 다만 이 기회의 창은 생각보다 좁다. 중국산을 대체할 국산 비행 제어 컴퓨터(FCC), 고출력 모터, 군용급 영상 전송 모듈 개발에 5년 이상이 걸린다면, 시장은 이미 다른 구도로 재편될 가능성이 있다.
마지막으로, 한미 방산 협력의 실질화 여부다. 협력이 선언에 머물지 않고, 드론 공급망 정보 공유와 공동 기술 개발로 이어진다면 한국 드론 산업의 체급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 반면 협력이 지지부진하다면, 중국의 미러링 압박과 자국 기술 공백 사이에서 한국만 낀 상황이 길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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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FAQ)
Q1. 드론 공방전 예선에서 전 팀이 탈락했는데 왜 본선 진출자가 나왔나요? A. 평가가 정량(표적지 도달)과 정성(전술 운용·기술력) 두 축으로 구성되어 있어, 표적 도달에 실패해도 정성평가 점수로 본선 진출이 가능한 구조입니다. 국방부는 이 구조가 사전에 설계된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Q2. 중국의 '미러링 수출 통제'가 한국 드론 기업에 미치는 실질적 영향은? A. 모터·배터리·비행제어 컴퓨터 등 중국산 부품 의존도가 높은 중소 드론 제조사는 공급망 불안과 원가 상승 압박을 직접 받습니다. 국산 부품 대체 또는 제3국 조달 다변화가 시급합니다.
Q3. LIG넥스원 LAMD와 드론 공방전은 어떤 관계가 있나요? A. LAMD는 대드론 요격 체계로 공방전의 '방어 측' 기술에 해당합니다. 민간 공격 드론이 군의 방어를 뚫지 못한 배경에 이 같은 국산 C-UAS 기술 고도화가 있으며, 역설적으로 공격 드론 기술 수준의 취약함을 드러낸 셈입니다.
Q4. 드론 공방전이 한국 드론 수출 경쟁력 강화에 실제로 기여할 수 있나요? A. 현재 구조에서는 제한적입니다. 대회 결과를 방위사업청 신속연구개발 트랙과 연계하고, AI 자율 알고리즘 평가를 포함하도록 고도화해야 실질적 수출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Q5. 한미 방산 협력에서 드론 분야는 구체적으로 어떤 형태가 가능한가요? A. 미국의 NDAA 준수 드론 공급망 인증 체계에 한국 기업이 편입되는 방식, 또는 한미 공동 드론 기술 검증 플랫폼 운영 등이 현실적 협력 형태로 거론됩니다. 현재는 선언적 협력 단계에 머물러 있습니다.
드론 공방전의 첫 시도가 논란으로 얼룩진 지금, 이 대회를 한 번의 해프닝으로 묻어버릴 것인지 아니면 제도를 정비해 한국 드론 산업의 실질적 테스트베드로 키울 것인지—여러분은 국방부의 드론 공방전이 K-드론 산업 경쟁력 강화에 실제로 기여할 수 있다고 보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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