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컬 AI 시대, 한국 방산이 잡아야 할 좌표
방산·로봇 융합 등 첨단 국방 기술 ‘한 자리’ - 서울신문
방산과 민간이 수렴하는 피지컬 AI 시대, 한국의 200개 방산기업이 보유한 기술을 싱가포르의 IntBot-Certis 협업 모델처럼 재편해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로봇이 전장과 도시를 동시에 접수한다: 피지컬 AI 시대의 방산·민간 융합 전략
핵심 요약
2025년, 로봇과 AI의 경계가 빠르게 허물어지고 있다. 대전에서는 200개 방산기업이 한자리에 모여 로봇·방산 융합 기술을 겨뤘고, 싱가포르에서는 IntBot과 Certis가 인간과 자연스럽게 상호작용하는 소셜 휴머노이드를 실운영 환경에 배치하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동시에 arXiv에는 로봇이 기하학적 표면 정보를 학습해 다양한 환경에 전이 가능한 운동 기술을 습득하는 원천 연구가 발표됐다. 방산과 민간,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실험실과 현장 사이의 거리가 이토록 좁아진 시점은 일찍이 없었다.
전장과 도시가 같은 기술을 원하는 이유
돌이켜보면 로봇 기술의 발전은 언제나 군사와 민간이 서로의 수요를 끌어당기며 진행됐다. GPS가 그랬고, 인터넷이 그랬으며, 드론이 그 대표 사례다. 지금 '피지컬 AI(Physical AI)'라 불리는 흐름도 같은 궤적을 밟고 있다.
서울신문 보도에 따르면 '방산·로봇 융합'은 이미 국내 첨단 국방 기술 전시의 핵심 키워드로 자리잡았다. 드론매거진이 전한 대전 '국방산업발전대전'에는 무려 200개 방산기업이 집결했다. 단순한 전시행사가 아니다. 이 숫자는 국내 방산 생태계가 로봇·AI 융합을 향해 얼마나 빠르게 재편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흥미로운 점은, 같은 시간 싱가포르에서 진행된 움직임이 방향이 반대처럼 보이지만 사실 동일한 기술 층위에서 수렴한다는 것이다.
싱가포르발 신호: 소셜 인텔리전스가 다음 병목이다
IntBot과 Certis의 파트너십은 표면적으로는 민간 서비스 로봇 이야기처럼 읽힌다. 공항, 쇼핑몰, 공공시설에서 사람과 자연스럽게 대화하고 안내하는 휴머노이드 콘시어지. 그런데 IntBot의 공동창업자 겸 CEO 레이 양(Lei Yang)이 한 발언을 눈여겨봐야 한다.
"멀티모달 모델이 성숙해지면서, 체화된 AI의 결정적 병목은 조작 작업에서 인간 상호작용으로 이동했다."
쉽게 말해, 이제 로봇의 손재주는 어느 정도 해결됐다. 문제는 '사람과 어떻게 공존하느냐'다. 이 통찰은 방산 로봇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전장에서 자율 드론이 표적을 식별하는 것보다, 아군 병사와 협업하고 민간인을 식별·회피하는 소셜 인텔리전스가 실전 배치의 진짜 병목이기 때문이다.
Certis는 싱가포르에서 항공보안·경비·시설관리 등 '미션 크리티컬(mission-critical)' 운영 경험을 보유한 기업이다. IntBot의 General Social Intelligence 기술과 Certis의 현장 운영 노하우가 결합한다는 것, 이 구조 자체가 방산에서도 주목할 만한 모델이다. 기술 개발사와 현장 운영사의 전략적 결합 — K-방산도 이 패턴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연구실에서 현장으로: 전이 가능한 운동 기술의 의미
arXiv 논문 "Learning Transferable Motor Skills for Geometry-Aware Robotic Surface Tasks"는 당장 제품화된 기술은 아니다. 그러나 이 연구가 가리키는 방향은 명확하다.
로봇이 표면의 기하학적 특성—곡률, 경사, 재질의 불균일성—을 인식하고 이에 맞는 운동 기술을 학습한 뒤, 전혀 다른 환경에서도 그 기술을 전이(transfer) 할 수 있다면? 군용 로봇이 훈련 환경과 전혀 다른 지형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일반화 능력을 갖추게 된다는 뜻이다. 건물 외벽 정찰, 험지 지뢰 탐지, 함정 표면 점검 로봇에 이르기까지 적용 가능한 스펙트럼이 넓다.
이 연구는 IntBot의 소셜 인텔리전스 논의와 다른 축에 있지만, 결국 같은 질문으로 귀결된다. "로봇이 새로운 환경에 얼마나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가?" 이 전이 학습(transfer learning) 능력이야말로 피지컬 AI의 핵심 경쟁력이다.
글로벌 피지컬 AI 경쟁 지형
| 구분 | 주요 플레이어 | 특징 | 현황 |
|---|---|---|---|
| 미국 | Boston Dynamics, Figure AI, Palantir | 방산·민간 이중용도 로봇, AI 소프트웨어 통합 | 실전 배치 단계 |
| 중국 | Unitree, UBTECH | 저비용 고성능 휴머노이드, 군사적 활용 가속 | 대량생산 돌입 |
| 싱가포르 | IntBot + Certis | 소셜 인텔리전스 기반 공공 배치 | 파트너십 체결, 스케일업 중 |
| 유럽 | ANYbotics, PAL Robotics | 산업 현장 자율 점검 로봇 | 상업 배치 확대 중 |
| 한국 | 한화로보틱스, 현대로보틱스, LIG넥스원 | 방산·제조 융합 모색 | 기술 개발 단계 |
솔직히 말해, 이 표에서 한국의 위치는 불편하다. 기술 개발 단계와 상업 배치 사이의 간극을 좁히는 속도가 관건이다.
K-방산·K-AI가 지금 잡아야 할 좌표
국내 200개 방산기업이 모인 '국방산업발전대전'의 에너지를 어떻게 기술 경쟁력으로 전환할 것인가. 구체적인 좌표가 필요하다.
한화시스템은 자체 개발 중인 다목적 무인로봇 플랫폼과 전술 AI 지휘통제 소프트웨어를 보유하고 있으며, IntBot-Certis 모델처럼 민간 운영 파트너와의 결합을 통해 이중용도(dual-use) 로봇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특히 한화시스템의 전장관리시스템(BMS, Battle Management System)에 소셜 인텔리전스 기반의 병사-로봇 협업 인터페이스를 접목한다면, 싱가포르 사례가 시사하는 '인간 상호작용 병목' 문제를 선제적으로 해결하는 구조가 된다.
LIG넥스원의 LAMD(레이저 대공 미사일 방어) 저고도 대드론 체계는 지상 로봇과의 연계가 강화될 경우 '탐지-추적-교전'의 완결 루프를 자율화할 수 있다. 여기에 arXiv 논문이 제시한 전이 가능한 운동 기술 연구를 ADD(국방과학연구소)와 연계해 내재화한다면, 험지 운용 자율 플랫폼의 기술 성숙도를 끌어올릴 수 있다.
현대로템의 AS21 레드백 보병전투장갑차와 무인지상차량(UGV) 개발 경험은 기하학적 지형 인식 기반의 전이 학습 연구와 직결된다. 험지 기동 플랫폼이 훈련 환경을 넘어 다양한 지형에서 자율 운용되려면 정확히 이 논문이 다루는 표면 인식 전이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정책 차원에서는 **방위사업청(DAPA)**의 신속연구개발 제도를 활용해 피지컬 AI 원천기술을 방산 적용 기술로 전환하는 '기술 트랙' 확대가 시급하다. 국방AI센터가 추진 중인 자율 작전 플랫폼 로드맵에 민간 소셜 인텔리전스 기업을 참여시키는 개방형 생태계 전략도 IntBot-Certis 모델에서 배울 수 있는 핵심이다. ADEX 2026에서 방산-로봇 융합 기술을 수출 아이템으로 전면에 내세우는 것도 이 타이밍과 맞물린다.
앞으로 3년, 무엇을 주시해야 하는가
피지컬 AI의 실전 배치 속도는 예상보다 빠를 수 있다. IntBot-Certis 파트너십이 성공적으로 스케일업된다면, 같은 모델이 방산 분야 자율 경비·정찰 로봇으로 확장되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다. 전이 학습 연구가 성숙해지면 군용 로봇의 훈련 비용이 급감하고 범용성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다만 리스크도 분명하다. 소셜 인텔리전스를 갖춘 로봇이 민간과 전장의 경계 공간에서 운용될 때 발생하는 교전 규칙(ROE, Rules of Engagement) 문제는 기술이 아닌 국제 규범의 영역이다. 이 논의가 기술 속도를 따라잡지 못한다면 실전 배치 자체가 제동을 받을 수 있다. 한국이 국제 자율무기 논의에서 목소리를 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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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FAQ)
Q1. 피지컬 AI(Physical AI)와 일반 AI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피지컬 AI는 소프트웨어 AI가 물리적 신체(로봇, 드론, 차량)에 구현되어 실세계와 직접 상호작용하는 형태입니다. 언어 모델처럼 텍스트를 처리하는 게 아니라, 실제 공간에서 감지·이동·작업을 수행합니다.
Q2. IntBot-Certis 파트너십이 방산에 주는 시사점은 무엇인가요? 기술 개발사(IntBot)와 미션 크리티컬 운영사(Certis)의 결합 모델이 핵심입니다. 방산에서도 로봇 기술사와 실전 운용 기관의 협업 구조가 배치 속도를 결정할 것입니다.
Q3. 전이 학습(Transfer Learning)이 군용 로봇에 왜 중요한가요? 군용 로봇은 훈련 환경과 전혀 다른 실전 지형에서 즉시 작동해야 합니다. 전이 학습은 새 환경마다 재훈련 없이 기존 기술을 적용할 수 있게 해, 배치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입니다.
Q4. 국내 방산기업들이 피지컬 AI에서 가장 빠르게 성과를 낼 수 있는 분야는 어디인가요? 대드론 체계와 무인지상차량(UGV) 분야입니다. 기존 플랫폼에 AI 자율화 레이어를 추가하는 방식이 신규 개발보다 기술 성숙 속도가 빠르고, 수출 경쟁력도 확보하기 쉽습니다.
Q5. 자율 로봇의 교전 규칙(ROE) 문제는 어떤 수준에서 논의되고 있나요? UN 특정재래식무기협약(CCW) 틀 안에서 논의 중이지만 구속력 있는 합의는 아직 없습니다. 기술 속도가 규범 속도를 압도하고 있어, 향후 2~3년이 국제 기준 형성의 결정적 시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여러분은 방산과 민간 로봇 기술이 이처럼 빠르게 수렴하는 상황에서, 한국이 '기술 추격자'를 넘어 '규범 형성자'로 올라설 가능성이 있다고 보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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